미드에 한국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면 아직도 신기합니다. 제가 요즘 넷플릭스에서 보고 있는 인기 미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하 오뉴블)에도 한국과 관련된 내용이 여러번 나왔는데요.
오뉴블 각본을 쓴 젠지 코핸이 유대인이라, 유대인 캐릭터와 관련 문화는 당연스레 많이 나오지만 한국이 여러번 등장한 것은 의외였습니다.
오뉴블에 등장한 한국과 관련된 부분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시즌 3-2화: 기분 kibun
교도소 주방장인 레드와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주인공 파이퍼 사이에 갈등이 생깁니다.
주로 파이퍼가 실수해서 레드가 싫어하는 구도가 반복되는데요. 시즌3 2화에서는 파이퍼가 예의상 거짓말을 해서 사실을 알게된 레드의 분노를 삽니다.
타 문화권에선 남의 품위를 진실보다 중시해요.
한국에선 그걸 기분 Kibun 이라 부르죠.
주인공 파이퍼는 기분에 대해 마르코 웨르만의 방송에서 들었다고 말합니다.
(마르코 웨르만Marco Werman은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The World의 진행자입니다.)
오뉴블에서 한국인의 기분에 관한 에피소드를 보고 있자니 영화 달콤한 인생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선우(이병헌): 나한테 왜 그러세요.
강사장(김영철):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한국인에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지요. 생존과도 연관됩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다른가 봅니다. 러시아계 미국인인 레드의 반응은 좋지 않습니다.
러시아에선 '개소리'라고 불러
착한 건 겁쟁이와 민주당의 몫이야.
라고 말하는 레드. 역시 강인한 불곰국의 후예 답습니다.
2. 시즌 3-6화: *할 한국*들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3 6화에서는 교도소 매점 아줌마인 챙의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그녀는 중국계 미국인이자 교도소에서 드문 아시안입니다.
챙은 젊은 시절 뉴욕으로 이주해 밀수 일을 돕기 시작했는데요. 주 고객은 정력제를 찾는 중국 남성들입니다.
남미 거북이알을 거래하던 중 한국인 박씨와 문제가 생깁니다.
박씨가 탁구공을 거북이 알로 속여 건네주었기 때문입니다.
싸우고 나서 *할 한국인 *들 이라고 욕하는 챙의 파트너.
한국인이 중국인을 속이는 역할로 나온 것은 좀 아쉬웠습니다. 그가 북한 사람인지, 남한 사람인지 알 수 없지만 중국인과 밀수 거래를 하는 한국인이 등장한다는 것도 신기했고요.
3. 시즌4-8화: 영감 yeonggam
오뉴블의 주인공 파이퍼는 감옥에서 오빠 캘과 통화합니다.
캘은 자신과 여자 친구 사이에 아기가 생겼다는 소식을 파이퍼에게 전합니다. 뱃속의 아기에게 영어랑 한국어로 말하고 노래해 준다고 하는데요.
아기가 자신들에게 영감을 준다고 합니다. 한국어로 영감yeonggam이라고 말하는 캘의 발음은 제법 정확했어요.
캘은 한국에 중고옷을 파는 사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미국 구세군에서 빈티지 옷을 거둬 서울에 있는 한국인 친구 헬렌 홍에게 보낸다고 말하는 캘빈.
강남역 근처에서도 큰 구제옷 가게를 본 기억이 납니다. 구경하는 사람도 많았으니 현실 고증한 장면이네요.
빈티지 옷을 사면 세탁해서 입을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상 미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에 등장한 한국 문화, 한국인, 한국어 장면을 살펴보았습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일단 미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과거보다 커지는 것 같아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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