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치가 박스 오피스 3위에서 2위로 역주행했습니다. 잘 만든 영화라는 입소문을 듣고 저 역시 주말에 볼 영화로 선택했습니다.
서치의 영화 장르는 미스터리 스릴러 입니다. 아빠가 여형사와 함께 실종된 딸을 추적하는 내용인데요. 독특한 점은 그 과정이 모두 간접 영상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영화의 시작부터 윈도우 화면으로 시작합니다. 처음 컴퓨터를 사서 아빠 데이빗(존 조), 엄마 파멜라(사라 손), 딸 마고(미셸 라)까지 3명이 사용자로 등록합니다. 그리고는 이들 가족의 이야기가 PC 화면 위에서 영상과 사진, 캘린더 프로그램 등으로 영화 속 시간과 함께 몇 분간 흘러가듯 펼쳐집니다.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 지점은 엄마 파멜라(팸)가 암으로 사망 후입니다. 딸 마고는 고등학생이 되었고 아빠 데이빗(존 조)과의 관계는 표면적이 됩니다. 데이빗의 동생이자 마고의 삼촌인 피터(죠셉 리)가 걱정을 표할 정도입니다.
아빠와 딸의 대화는 페이스타임과 같은 영상 통화와 메시지로 펼쳐집니다. 그러던 어느 밤, 몇 통의 부재중 전화를 남기고 마고가 실종됩니다.
데이빗은 딸의 실종 신고를 하고 이 수사에 로즈메리 빅 형사(데브라 메싱)가 참여합니다. 데이빗은 딸의 흔적을 찾고자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딸의 SNS를 검색하고 저장 된 인터넷 방송 영상들도 시청합니다.
그러면서 데이빗은 딸에게 별 다른 친구가 없고 자신이 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6개월 간의 피아노 레슨비를 인터넷의 유령 계정으로 보내 놓은 마고의 행위 등으로 인해 빅 형사는 그녀의 실종을 가출 쪽으로 결론 짓습니다. 하지만 어느 호수에서 마고의 자동차와 혈흔이 발견되면서 가출이 아닌 범죄 사건으로 급전환됩니다.
과연 마고는 어떻게 된 것일까? 그녀는 살아 있는 것일까? 마고의 실종에 온 지역 사회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관객들은 유튜브 실시간 뉴스 생중계 등을 함께 보며 데이빗의 움직임을 따라 그녀를 수색하게 됩니다.
입소문을 듣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대는 가지지 않고 보았던 영화 서치. 결론은 만족입니다. 스포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지만 결말도 참 깔끔했습니다. 빵응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감독이 쓸 데 없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영화 중간에 단서를 흘려놓아 그럴만한 결론이었다고 수긍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렇다고 결말이 아주 뻔하지 않고 반전도 있습니다. 범인을 알아내는 과정에 약간의 우연의 일치가 있긴 했지만 그 정도는 애교라고 할 까요. 딱히 흠잡을 점이 없는 수작이었습니다.
서치는 제34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돼 만장일치로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는 제19회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는데요.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중 최고의 영화 중 하나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하네요.
감독 아니시 샤간티가 1991년생이라고 하는데 우리나이로 따지면 현재 28세인가요. 천재 감독이라는 찬사를 받을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 출신입니다. 구글 글래스: 시드(Seeds)라는 독특한 영상을 만들어 스카우트 되었다고 하네요. 시드는 인도에 있는 어머니에게 임신 소식을 알리기 위해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모습을 담아낸 홍보영상이라고 하는데요.
서치 영화 소개의 감독 설명에 따르면 떡잎부터 남다른 아이디어 뱅크라고 합니다.
영화의 등장인물 중 빅 형사(데브라 메싱)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인물이 한국계 배우들입니다. 주연 배우인 존 조를 비롯해 딸 마고 역의 미셸 라, 삼촌 피터 역의 죠셉 리, 엄마 파멜라 역의 사라 손 모두 한국계 미국인 배우라고 하는데 이 점이 한국의 서치 영화 관객들에게 더 친근감을 주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감독이 존 조를 섭외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연스레 동양인 중에서도 한국계 가족이 형성된 것이지요.
한국 문화도 일부 드러납니다. 영화에서 마고가 메시지를 통해 엄마를 언급할 때 Eomma라고 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또한 마고의 삼촌 피터가 김치 검보 만드는 레시피를 형 데이빗에게 요청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데이빗은 아내 파멜라가 어린 딸과 함께 김치 검보 만드는 장면을 찍어둔 적이 있는데요.
김치는 잘 알지만! 검보(Gumbo)가 무엇일까 궁금해 따로 찾아보았습니다.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에서 자주 먹는 요리라고 하네요. 육수에 각종 향신료와 아프리카 채소인 오크라(검보)등의 재료를 넣고 걸죽하게 끓여낸 요리라고 합니다. 김치와도 잘 어울릴듯한 요리 방식이군요.
이 밖에 영어 원제목은 서칭searching 명사형인데 한글 제목은 서치 동사형인 이유가 무엇일까도 궁금했어요. 영화 설명에는 없지만 단순히 발음하기 쉽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존 조와 함께 사라진 딸의 흔적을 검색하며 100여 분간 스릴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 서치,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볼 만한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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