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당동서 발견한 맛집/ 봉평 동치미 막국수/ 시원한 동치미와 함께하는 메밀국수의 매력


오래된 맛에 대한 기억을 되짚어 보면, 몇가지 음식들이 떠오릅니다. 아직 유치원생이었을 때 처음 먹어본 결혼식 뷔페의 미트볼. 할아버지 따라 등산가서 먹은 칠면조 고기(닭고기와는 확실히 육질이 달랐던) 그리고 놀이공원에서 먹은 막국수의 기억. 


특히 막국수의 기억은 각별합니다. 날이 더워서 그랬는데, 막국수의 국물을 한껏 마시고는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다니! 하면서 감탄했었거든요. 그것이 조미료의 맛이었는지, 진짜 쉐프의 실력이었는지, 아니면 날이 더워서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때의 기억이 있어서인지 살얼음이 살짝 언 동치미 막국수를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군포 당동의 봉평 동치미 막국수에서, 기억 속 그 막국수만큼은 아니지만, 그때의 추억을 흑백사진처럼 떠올려주는 매력적인 국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군포 당동의 봉평 동치미 막국수


요즘도 이렇게 막국수를 주력으로 하는 가게가 많은지 모르겠네요. 지나가던 길에 너무 반가워서 한 장 남기고, 뭔가에 홀린듯 가게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를 유혹하는데 성공한 커다란 막국수 엑스 베너.



가게안은 너무도 너무도 막국수 팔 것 같은 가게입니다.



막국수 말고도 식사류와 안주류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고혈압 당뇨예방은 물론 잇몸의 염증치료 효과도 있는 메밀. 막국수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저런 효능때문에라도 즐겨야 겠네요.



재밌게도 가게 앞에서 신을 벗고 올라오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가게안은 깨끗깨끗.



오늘 주문한 것은 동치미막국수와 비빔막국수, 그리고 만두입니다.



바로 준비되는 기본찬들.



한때 저 와사비에 푹 빠져 산적이 있었습니다...



김치는 평범.



비빔국수에 나오는 동치미와 아삭한 무백김치. 살얼음뜬 동치미의 감칠맛이 제대로입니다. 





먼저 나온 비빔막국수.



메밀 국수에 양념장을 올리고 추울까봐 김으로 덮어주었습니다.




같이 나온 메밀 만두. 만두는 평범했네요.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동치미 막국수가 나왔습니다.




살얼음이 동동뜬 동치미막국수와 비빔막국수. 사진 한장에 담으니 마음 깊숙히 시원해집니다.



동치미 막국수의 맛은 80% 이상 저 동치미가 좌우합니다. 다른 국수들과 달리 차슈 같은 동물성 고명이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동치미 막국수에서 동치미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죠. 봉평 동치미 막국수의 동치미는 엄청나게 대단한 맛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입에 한 스푼 동치미 국물이 들어가는 순간, 누구나 눈을 감고 아... 하는 감탄을 내게 될 것입니다. 이건 놀랍고 뛰어난 맛에 대한 찬사가 아닙니다. 너무도 익숙하지만, 또 너무 오래전에 잊었던 그 맛을 다시 만난 느낌. 그리웠던 맛에 대한 인사같은 감탄사가 저절로 흘러나오죠.



동치미 막국수가 동치미로 승부를 본다고 하면, 비빔 막국수는 메밀면의 승부입니다.



동치미 함량이 적은 비빔막국수는 순전히 메밀면을 얼마나 향긋하면서, 적당한 찰기를 살려 뽑아내는지가 중요하죠.



그러면에서 군포 당동 봉평 동치미 막국수는 대중성과 적당히 다협한 메밀국수를 선보입니다. 메밀의 향긋함을 놓치지는 않았지만, 이것이 특성이라고 할 정도로 끌어올린 것은 아닙니다.



이빨에 걸리는 적당한 찰기를 남기기 위해, 최소한 국수라면 이정도 식감은 있어야지... 같은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정도까지만 메밀향을 살린 느낌입니다. 그래서 적당히 거칠면서 적당히 향긋한, 부족하지 않지만 넘치지도 않는 중도를 지키는 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여기서 메밀향을 더 살려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래도 비빔막국수를 먹는 동안 오랫만에 만나는 메밀향에 즐거웠습니다.



오랫만에 초등학교 졸업엘범을 꺼내서 본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습니다. 어렸을 때 할머니가 해주셨던 동치미와 향긋한 메밀 국수를 다시 만나니, 맛있다는 느낌보다 반갑다는 감정이 앞서네요. 여전히 추억은 강하고, 그 시절을 떠나보낸 저는 그 추억을 이기지 못합니다. 비겁하게 추억을 데려온 동치미 막국수 앞에 미소를 지으며 쓰러집니다. 시원했습니다. 막국수. 잘먹었습니다.


군포 당동의 봉평 동치미 막국수 메뉴 가격


위는 봉평 동치미 막국수 메뉴와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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