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 한양돈까스/ 부드러운 육질이 인상적인 돈까스
- 맛집 이야기 Hot spots/맛집 Restaurants
- 2019. 9. 1. 20:00
집근처를 산책하면서 종종 지나쳐간 한양돈까스. 돈까스를 좋아하는 저에게 언젠가 찾고 말겠다는 가게였는데, 오늘 드디어 방문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야누스적인 돈까스. 양재 한양돈까스에서의 저녁입니다.
건물 끝도 간판도 살짝 기울어져 있는 한양돈까스.
한양돈까스는 건물 밖을 가건물처럼 확장한 형태입니다. 안쪽 공간도 좁은 편이 아닌데, 이렇게 확장까지 했다는 것은 그만큼 찾는 분들이 많다는 뜻이겠죠.
양재에는 한양돈까스가 2곳 있습니다. 제가 찾은 곳이 본점이고 두번째는 지점, 혹은 분점인 것 같네요.
돈까스 전문점인만큼 주력 메뉴는 돈까스. 오늘은 등심돈까스와 카레라이스를 주문했습니다.
주류도 취급하시는 듯 안주류도 있네요.
얼핏보면 포장마차같은 느낌의 한양돈까스. 그런 빈티지한 느낌이 더 마음에 듭니다.
안쪽 분위기도 무척이나 주류판매점같은 느낌. 옛감성이 물씬 풍긴다고 하면 좋을까요.
메뉴판에 고기구이류는 없었는데, 테이블 구성은 딱 고기를 구워야 할 것같이 생겼습니다. 돈까스 가게가 되기 전에는 삼겹살 등을 판매하는 가게였던 것 같네요.
돈까스의 생명은 튀김의 바삭함과 야들야들한 육질, 그리고 소스죠.
안쪽에 보이는 밥솥에서 밥을 리필할 수 있습니다.
안쪽에 보이는 냉모밀 간판. 여름 계절 메뉴로 냉모밀을 판매합니다.
먼저나온 카레라이스. 카레는 가게에서 직접 만드신 느낌입니다. 건더기가 풍성해서 씹는 맛이 좋았습니다.
카레의 맛은 기대보다는 평범했습니다. 카레전문점의 카레에 익숙해진 제 입에는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네요.
그래도 카레에 잘 어울리게 꼬들하게 지어진 밥도 좋았고 카레도 중간 이상의 맛을 보여주었습니다.
카레와 함께 나온 돈까스. 사진이 너무 멀게 나왔습니다.
돈까스 먹을때 빠지면 아쉬운 양상추 샐러드. 샐러드 소스는 항상 듬뿍 뿌려주어야 합니다.
샐러드와 소스가 맛있어서 한장 더.
소스는 돈까스 접시 한쪽에 부었습니다. 여기에 겨자도 살짝 부어 줍니다. 돈까스를 겨자만 아주 살짝 찍어먹어도 맛있고, 돈까스 소스에 겨자를 살짝 섞어줘도 좋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돈까스 소스만 먹어보고, 다음으로 겨자를 살짝, 마지막에는 돈까스 소스와 겨자를 취향에 맞게 섞어서 먹으면 충실한 돈까스 식사가 될 것 같네요.
돈까스와 함께 나온 친구들. 평범했습니다.
소스에 퐁당 담가본 돈까스. 등심 돈까스입니다.
이렇게 소스를 많이 찍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한양돈까스는 부드러운 육질이 장점인데, 이렇게 소스를 많이 찍으면 그 육질을 충분히 즐길 수 없게 됩니다.
사진이 조명으로 인해 조금 노랗게 나와 아쉽네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등심 돈까스의 촉촉한 육질이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한양돈까스는 살코기와 지방의 비중이 적절한 고기를 좋은 솜씨로 튀겨냈습니다. 그래서 처음 돈까스를 입에 넣었을 때는 담백하다고 느끼지만, 곧 튀김옷을 뚫고 스며나오는 고소함에 눈을 감게 되죠. 마블링이 적당한 고기를 절묘한 순간까지, 거의 덜익었다를 막 넘어서는 순간까지만 튀겨서 육질의 부드러움이 살아있습니다.
극도의 바삭함보다는 고기 본연의 고소함을 살리고, 씹을 수록 우러나오는 감칠맛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돈까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넓고 얇은 한국식 돈까스도 좋지만, 이런 한국과 일본의 장점이 퓨전된 돈까스도 좋네요. 사지만 보면 일본식돈까스 같지만, 직접 먹어보면 한국적인 느낌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양 돈까스라고 할까요.
밥을 리필할 수 있지만, 양이 적지 않아 리필 하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덜 익었다고 걱정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적어놓은 안내문구.
근처에 분점이 생길만큼 인기있는 양재의 한양돈까스. 부드러운 육질 사이로 스며나오는 고소함은 근래 먹어본 돈까스 중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즘 점점 노력해서 씹는만큼 맛으로 돌려주는 맛집들이 많아지는데, 이곳 한양돈까스도 공들인만큼 고소함으로 보답하는 가게라 할 수 있겠네요. 잘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