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기차를 타고 도야호에 도착 한 후 호수주변 산책에 나섰습니다. 호수의 적막함이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주네요.
산책 중에 발견한 도야 빵집, 파티셰리 바이올렛. 바이올렛이라고 하면, 총검을 먼저 떠올렸습니다만, 프랑스어로 제비꽃이라고 하네요. 설마 빵집이름에 그런 밀리터리한 이름을 쓸리가...
작은 빵집, 혹은 디저트가게였지만 구성은 풍성했습니다. 역시 디저트의 나라, 일본이네요.
메뉴를 고민하는 중에도 열심히 디저트를 만들고 계신 파티쉐 & 파티쉐리.
저는 우유푸딩을 주문했습니다. 일본하면 푸딩이죠. 라멘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일본에 와서 가장많이 먹은 음식은 아마 푸딩일 것 같습니다.
한국에는 쁘디첼이 있어 다행이지만, 그래도 일본의 푸딩 문화를 따라갈 수 없더라구요.(그런데 제 인생 올타임 베스트 푸딩은 영국갈 때 먹은 케세이퍼시픽 기내식 푸딩이었습니다. 일반 푸딩이 아닌 뭔가 쫄깃한 식감의 푸딩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푸딩이 아닐 것 같네요. 어쨋든 그 푸딩 비슷한 디저트를 다시 먹고 싶어 찾는 중인데 쉽게 나타나주지 않습니다...)
함께 주문한 치즈케익. 눅진한 치즈맛이 혀끝을 감싸고 돌고돌고돕니다. 한스푼만 입에 넣어도 입안이 치즈향으로 가득차버리는 마술! 커피로 입안의 향을 리셋한 후 다시 치즈케익 시식! 이 루트를 타다가 파티쉐리 바이올렛에 그냥 눌러앉을뻔 했습니다.
정말 작은 가게였지만, 상품의 깊이는 태평양만큼 깊었던 좋은 디저트가게였습니다.
일본 특유의 정갈함이 잘 표현된 동네를 지나 도야호 숙소인 노노카제리조트로 향했습니다.
오늘밤 저희의 숙식을 책임져줄 노노카제리조트입니다. 도야 호수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홋카이도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든 풍경은 바로 이곳 노노카제리조트! 거기다 아침, 점심 부페의 퀄리티는 한국의 특급호텔 이상이었습니다.
나중에 로또가 맞으면 이곳에서 평생 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만든 노노카제리조트의 부페!...는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도야호가 바로 보여, 리조트 로비에 앉아서도 넋을 잃고 시간을 무한정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다음 여행 일정이 있기에 짐을 맡기고 밖으로 나섰습니다.
근처 편의점에 들려 점심으로 먹을 도시락을 구매. 일본의 도시락 문화는 정말 부럽습니다. 한국도 이렇게 다양한 품목의 도시락을 팔아주면 좋을텐데... (그런데 정작 일본에서 오신분들 말로는 한국음식이 더 맛있어서 너무 부럽다고 하시니, 그저 타문화에 대한 환상섞인 부러움인 듯 합니다.)
호수 바로 옆 산책로를 따라 조금 흔들거리는 호수를 보며 걸었습니다. 예전 군대에서 배타던 기억도 조금씩 나네요.
점심시간이 되어 편의점에서 구입한 도시락을 개봉했습니다. 오면서 기차안에서도 간식을 풍성히 먹었기때문에 가츠동 하나 계란말이 하나를 점심으로 선택.
딱 일본 편의점 가츠동 맛! 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네요. 특별히 맛있을 것은 없지만, 편의점 간편식인데도 떨어지지 않는 맛을 보여줍니다.
라멘집을 발견!
하지만 점심도 먹었고 저녁은 노노카제 리조트 부페 예정이기 때문에 더이상 먹어서는 안됩니다.
잠깐의 산책을 마치고 쇼오신산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쇼와신산은 우스산의 화산활동으로 융기한 기생화산입니다. 놀랍게도 1943년에서 1945년 사이 생겨나 지금은 조금씩 작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점점 작아지다가 언젠가는 사라질 수도 있는 쇼와신산을 찰칵.
홋카이도 쇼와신산 관람의 첫번째 코스는 바로 곰목장. 홋카이도는 대자연이 끝없이 펼쳐진 대지인 만큼 곰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곰과 관련된 사고도 많이 일어났고 곰과 관련된 상품, 곰목장도 많이 있죠. 가장 유명한 곰목장은 노보리베쓰에 있다고 하는데 이곳 쇼와신산 곰목장의 규모도 큰 편입니다.
제 키와 비교해버니 이 곰은 키가 2m를 훌쩍 넘는 군요... 산길에서 이런 곰과 마주친다면...
곰이 엄청 많아 나름 진기한 구경이었습니다만, 곰목장은 그다지 추천드리지 않는 코스입니다. 그야말로 곰밖에 볼 것이 없고, 동물원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아, 갈만한 꺼리는 많지 않았던 것 같네요.
하지만 2m 가 넘는 대형곰을 창살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까이서 보는 것은 분명 흔하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대형곰의 스펙타클을 기대하시는 분이라면 기대를 반에 반만 들고 가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엄청 큰 곰이 기다리고 있지만, 으르렁하는 무서운 곰이 아니라 그냥 뒹굴뒹굴 곰탱이들만 있어서 스펙타클은 전혀 없습니다.
쇼와신산을 구경했으니 우스산 전망대를 구경할 차례입니다. 다음 포스팅에 사진과 함께 설명드리겠지만, 곰목장을 볼 시간을 아껴 우스산 전망대를 더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망대의 풍경은 정말 역대급입니다.
* 홋카이도 여행의 하이라이트/ 우스산 레일로드와 우스산 전망대 '도야호 한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