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2를 더 재밌게 보기 위한 3가지 뒷이야기 / 스칼렛 요한슨(블랙 위도우) '고생 연대기'에서 존 패브로 감독(해피 호건)의 '이색 이력'까지


영화 아이언맨2는 마블의 시네마틱유니버스의 페이즈 1에 해당하는 영화입니다. 전편 아이언맨1편의 대히트로 탄력을 받은 마블은 시네마틱유니버스라는 거대한 계획은 순항시킵니다. 물론 그 여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시네마틱유니버스의 포문을 연 아이언맨의 흥행은 월드 박스오피스 $585,174,222 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작점을 끊었지만, 바로 그 다음편인 인크레더블 헐크는 에드워드 노튼을 기용했지만 월드 박스오피스로 고작 $263,427,551 를 벌어들이며 좌초되고 맙니다. 


제작비 1억 5천만 달러짜리 인크레더블 헐크가 겨우 전세계 흥행수입 2억 6천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니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하면 제작비도 건지지 못한 대실패를 한거죠. (이 실패가 얼마나 컸는지는 지금 우리가 알고있는 헐크가 에드워드 노튼이 아니라 마크 러팔로라는 것만 봐도...) 


하지만 시네마틱유니버스의 다음 작품 아이언맨2가 전세계에서 6억 2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원대한 계획의 불씨를 이어갑니다. (아이언맨2는 한국에서도 전국 442만 관객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마블 시네마틱유니버스가 지금의 굳건한 반석위에 오르는데에는 아이언맨 시리즈, 특히 인크레더블 헐크의 실패를 커버해준 아이언맨2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리고 아이언맨3에서는 전세계 12억달러가 넘는 흥행 폭탄을 터뜨리며 시리즈뿐만 아니라 마블의 시네마틱유니버스 자체를 캐리해 줍니다.) 


오늘은 마블을 히어로 영화판의 애플소프트로 만들어준 아이언맨2의 재미있는 사이드 스토리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2, 토르의 사건이 발생한 건 3~5일 사이?


마블의 코믹스는 다수의 히어로가 하나의 세계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떨어져있지만 동일한 타임라인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뉴욕에서 큰 사건이 벌어지면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파이더맨이 사건을 해결하려하고, 그 모습을 동일한 시간대에 뉴욕의 다른 히어로, 데어데블이 인지하고 스파이더맨을 도와주는 식입니다. 


다수의 히어로들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극대화되는 이벤트들이 많이 있는데요, 가장 유명한 것은 마블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어벤저스가 있습니다. 


그런데 코믹스뿐만 아니라 마블 시네마틱유니버스도 각각의 작품들이 서로 동일한 타임라인을 타고 있습니다. 특히 시네마틱유니버스의 페이즈1 초기 작품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2, 토르는 고작 3~5일 사이에 동시에 일어난 사건을 다루는 작품들입니다. 이는 마블의 코믹스 어벤저스 프렐류드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해당 작품은 닉 퓨리가 악몽같은 일주일(헐크가 난동을 부리고 아이언맨이 깽판을 치고 토르가 뮬니르를 휘두르는)을 회상하는 내용입니다.


어벤저스 프렐류드에서 알 수 있는 초기 3작품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언맨이 해머 드론(미군수업체가 이반 반코를 영입해 만든 AI로 조종되는 짝퉁 아이언맨)과 국가재난적 난리를 친다. 


- 그러는 사이 뉴멕시코엔 묠니르가 떨어진다. 


아이언맨2 쿠키영상


(아이언맨2의 쿠키영상이 바로 뉴멕시코에서 토르의 묠니르를 발견하는 장면입니다.)



- 토르가 발견되고 동네를 초토화! 


- 아이언맨2의 메인 빌런 이반 반코의 기술을 훔쳐온 블랙위도우가 닉퓨리에게 새로운 임무를 받는다. 


- 그런데 그게 헐크 처리. 거기다 블랙위도우는 헐크가 변신하는 것도 보고나서야 알았음.(깊은 빡침) 


- 만신창이가 되 돌아온 블랙위도우가 닉 퓨리에게 따지는 사이 디스트로이어(토르1의 메인 빌런)가 동네를 초토화! 


- 호크아이가 출동!...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토르가 디스트로이어를 정리. 


- 좀 한적해졌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헐크가 말썽. 닉퓨리는 또 (불쌍한)블랙위도우를 출동! 


- 블랙위도우, 어보미네이션(인크레더블 헐크)을 보고 깝놀. 


- 피투성이에 옷까지 찢어진 블랙위도우, 그 사이 헐크가 어보미네이션을 제압. 


-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음속에서 꽁꽁 언 캡틴 아메리카 발견. 


- 이후 어벤져스1편으로 이어짐. 


정리하고 보니 나쁜 상사를 만나 고생하는 블랙위도우 연대기가 되었네요. 아무 상관없어 보이던 영화 3편이 이렇게 연결되어있었다니 흥미로운 설정입니다.






2. 돌아온 사나이, 이반 반코!...가 아니라 미키 루크


아이언맨2 초반 강력한 포스를 뽐내며 토니 스타크를 몰아붙이던 빌런 이반 반코는 미키 루크가 맡아 멋진 빌런이란 무엇인지 전세계에 알렸습니다.


아이언맨2 빌런 이반 반코

(역대 마블 빌런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빌런, 이반 반코 혹은 위플래시



극중 이반 반코는 세상 모든 고생이란 고생은 자기 혼자 다한것같은 연륜넘치는 얼굴을 하고 있죠. 


아이언맨2 페퍼와 이반 반코

(페퍼를 인질로 잡은 이반 반코) 



그런데 반전은 저 세상 안해본 고생이 없어 보이는 마스크의 소유자 미키 루크리즈 시절에는 세계 정상급 섹시가이였다는 것! 


아이언맨2 미키 루크


영화 아이언맨2 미키 루크

(미키 루크의 전성기 미모를 볼 수 있는 영화 나인 하프 위크)



본명은 필립 안드레 로우크 주니어인 미키 루크는 권투에 흥미를 느껴 도전한 아마추어 복싱에서 20승 4패의 준수한 기록을 올리는 실력있는 복서였습니다. 프로에서도 6승 2패의 괜찮은 기록을 남겼죠. 이후 연기에 뛰어든 그는 나인 하프 위크와 와일드 오키드같은 영화를 히트시키며 전세계적 섹시가이로 떠오릅니다. 


갑작스러운 성공에 취한 미키 루크는 이후 자기 관리를 실패했고 마약, 오토바이, 각종 스캔들로 젊은 시절을 보냅니다. 그러던중 교통사고를 당하고 얼굴을 크게 다치면서 여러번의 수슬끝에 아이언맨2의 이반 반코의 고생에 찌든 얼굴이 되죠. 


하지만 이것이 미키 루크에게는 일종의 전화위복이 됩니다. 프랭크 밀러의 신시티에서 마브역을 맡으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린 미키 루크는 2008년 퇴물 레슬러가 다시 링위에 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더 레슬러에 주연으로 출현해 자신의 인생 역정을 링위에 쏟아냅니다. 영화 더 레슬러는 제 65회 베니스 영화제(2008) - 황금사자상를 수상했고, 미키 루크는 제 66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 (2009)에서 남우주연상(드라마부문)을 들어올리며 재기에 성공합니다. 



아이언맨2이반 반코는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의 배신으로 망명했던 미국에서 쫓겨나 돌아간 러시아에서 갖은 고생을 다 하다가 돌아온 인물입니다. 마치 젊은 시절 혈기를 참지 못하고 온갖 실수를 저지르다 영화계에서 재기한 미키 루크와 닮아있죠. 그래서 미키 루크는 이반 반코를 생생히 그려내기 위해 러시아어를 배우고 감옥 체험을 하는 등 캐릭터 만들기에 열을 올렸다고 하네요. 


(하지만 마블이 그런 미키 루크의 연기를 상단부분 잘라냈다고... 그런데도 이런 멋진 모습이라니 가위질 당하지 않은 이반 반코를 봤다면 어땠을지 상상이 안갑니다.) 






3. 내가 경호원인줄 알았지? 사실은 감독이야.


듬직한 체구가 인상적인 토니 스타크의 운전기사이자 경호원 해피 호건


아이언맨2 감독 해피 호건


영화 아이언맨2 해피 호건


극 초반 카레이싱장에서 이반 반코에게 습격당한 토니 스타크를 구하고 아이언맨 슈트를 전달하는 대활약을 펼치는 해피 호건! 사실 해피 호건역을 맡은 배우 존 패브로는 영화 아이언맨1, 2의 감독이기도 합니다. 


2001년부터 영화 감독으로 입지를 넓히기 시작한 존 패브로는 쥬만지1의 정신적 후속작 자투라: 스페이스 어드벤쳐 Zathura: A Space Adventure 의 감독을 하며 SF영화에 대한 자신의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 줍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작 아이언맨1, 2편으로 헐리우드의 촉망받는 감독으로 올라서죠. 


아이언맨2편을 끝으로 마블 영화감독으로 하차했는데 그 이유가 마블의 간섭이 너무 심해서였다고 하네요. 재밌는 건 그런데도 해피 호건 역으로 최근작 스파이더맨 : 홈커밍에까지 출현하는 등 개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감독은 그만두었지만 마블과 사이가 완전히 틀어진 건 아닌가 보죠? 


아이언맨2 감독 존 패브로

(스파이더맨 : 홈커밍에 출현한 존 패브로)



아이언맨2 이후 존 패브로는 자신이 원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마음껏 해소한 영화 아메리칸 셰프를 감독, 주연합니다. 빈속으로 절대 봐서는 안되는 저예산 영화에서 정말 뭔가 먹지 않고는 못버티는 먹방을 펑펑 찍었고, 제작비의 2배를 넘는 수익을 내며 자신이 자본으로 성공한 감독이 아님을 입증했습니다. 

(아메리칸 셰프에는 재밌는 조연, 카메오가 많이 나옵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칼렛 요한슨 마블 친구들이 잠깐 얼굴을 비췄고 더스틴 호프만도 나와 깨알 재미를 더했습니다.) 


존 패브로는 자신의 최근작 정글북을 전세계 흥행 9억 달러짜리 메가 히트작으로 만들며 디즈니의 실사화 프로젝트의 포문을 당겼습니다.(왠지 영화사의 거대 프로젝트 특급 도우미로 자리매김하는 것 같네요.) 차기작은 2019년 디즈니의 실사화 프로젝트 기대작 라이언킹입니다. 


본편만큼이나 숨겨진 이야기도 재밌는 아이언맨2편. 앞으로 제작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반 반코가 다음에 다시 등장하길 기원하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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