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줄거리와 성경 상식 | 모세의 홍해 기적 장면에 너무 기대했나?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성경의 '출애굽기'를 재구성한 영화입니다. 

출애굽기는 기원 전 1500~1200년 경(구약 성경에 정확한 시기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노예로 전락한 유대인들이 지도자 모세를 따라 이집트를 탈출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엑소더스의 유대인, 이집트, 파라오 등의 표현은 히브리인, 애굽, 바로 등으로 바꿔 말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이미 성인이 된 모세(크리스찬 베일)와 이집트 왕자 람세스(조엘 에저튼)가 형제처럼 자랐다고 가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유대인 엑소더스 시기에 이집트의 파라오가 누구인지는 역사적 가정이 분분합니다.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이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의 경우 람세스 2세를 적대자(안타고니스트)로 두고 있습니다. 

참고로 람세스 2세는 소설 '람세스'의 주인공으로 고대 이집트 황금기를 대표하는 파라오입니다.  

여튼 모세는 이집트 장군이고 람세스(조엘 에저튼)는 다음대 왕이 될 적통 왕자입니다. 

둘은 고대 이집트와 히타이트와의 분쟁에도 함께 참전합니다. 

여기서 모세는 람세스의 목숨을 구하고 이집트 신탁의 '한 사람이 지도자를 구하고 또 다른 지도자가 된다'는 예언을 훗날 실현시키게 됩니다. 

영화 상에서 모세 자신이 유대인임을 알게되는 것은 비돈 지역의 총독을 감찰하러 갔다가 우연히 입니다.

그곳에서 유대인 장로(벤 킹슬리)에게 '출생의 비밀'을 듣게 됩니다. 스스로를 이집트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모세는 처음에 부정합니다. 

그대로 무시하고 비돈 총독의 횡령을 보고하기 위해 왕실로 귀환합니다. 

이 시점에 현 파라오 세티1세가 죽고 람세스 왕자가 파라오(람세스2세)로 등극합니다. 

횡령 문제로 찜찜해진 비돈 총독이 나타나 모세가 유대인이라 밀고하고 이를 들은 투야 왕비(람세스 모친, 시고니 위버)는 모세와 주변 사람들을 심문합니다. 

유대인 하녀 미리암의 팔이 잘릴 위기에 놓이자 결국 'Yes!'라고 외치는 모세. 람세스2세는 모세를 두둔하지만 어머니의 압박으로 모세를 죽이지는 않되 추방합니다. 

사실 팔이 잘릴 뻔한 미리암은 모세의 친누나입니다. 성경에서는 모세가 파라오의 살인 명령을 피해 갈대 바구니에 버려졌고 그를 이집트 공주가 물에서 건져낸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모세라는 이름의 뜻도 '물에서 건진 아이'로 공주가 지었다고 합니다. 당시 모세를 보호해줄 만한 이집트 공주, 양어머니가 누구인가는 훗날의 이집트 여왕 하트셉수트라는 추정이 있습니다. 

이러한 모세의 상황을 몰래 보고 있던 미리암이 이집트 공주에게 아기 젖을 먹일 유모로 모세의 생모(요게벳)를 추천합니다. 그러니까 모세는 사실 생모와 누나의 보살핌으로 자란 것이지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에서처럼 모세가 지방 감찰을 나갔다가 유대인임을 알게된 것은 영화적 재구성이라 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모세는 유대인 노예를 학대하는 이집트 감독관을 살해한 후 미디안으로 피신하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영화와 성경이 같은 점은 모세가 미디안 여자 십보라(치포라)와 결혼해 아이도 낳고 한동안 그곳에 머물러 있었던 것입니다. 

어느 날 모세는 근처 호렙산에서 환상을 경험합니다. 흰색 불에 타지 않는 나무와 한 소년을 보게 된 것이죠. 

영화에서 무신론자에 가까웠던 모세는 여러가지 일을 경험하면서 신(하느님)의 존재를 믿게 됩니다. 영화 엑소더스의 기반이 신화와 신앙이기 때문에 당연한 전개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명령으로 유대 민족을 구해야 하는 모세.  

그는 이집트로 돌아가서 람세스에게 요청합니다. 유대인들을 가나안(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요. 람세스는 거절합니다. 이집트에서 노예 유대인들은 중요한 노동력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모세는 이집트에서 게릴라전을 펼치지만 실패하고 신이 나설 차례입니다. 

엑소더스 예고편에서 관객들의 눈길을 붙든 '10가지 재앙'이 펼쳐집니다. 

악어의 습격과 물고기의 떼죽음으로 나일강이 피로 붉게 물듭니다. 이어 나일강에서 개구리떼가 몰려나와 사람들을 기겁하게 만듭니다. 

개구리떼 다음에는 수 많은 파리들이 도시를 뒤덮습니다. 전염병이 돌고 가축들이 죽어나갑니다. 

사람들의 피부에도 종기와 부스럼이 생깁니다. 영화 중 람세스2세의 얼굴에도 부스럼이 생기죠. 그럼에도 람세스는 유대 민족을 풀어주지 않고 '내가 신이다'라고 저항합니다.

이집트에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칩니다. 메뚜기떼가 습격해 사람들을 배고픔에 허덕이게 만듭니다.  

끝까지 고집부리는 파라오에게 신은 분노합니다. 이집트가 어둠에 뒤덮히고 하룻밤 사이에 모든 이집트 장자들에게서 숨을 앗아갑니다. 

모세의 전달로 미리 양의 피로 집에 표식을 남겨둔 유대인 아이들은 다행히 건강합니다. 

람세스2세의 아들도 죽고 그의 수 많은 부하들도 아이를 잃었습니다. 람세스는 결국 모세에게 그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떠나라고 말합니다. 

파라오 람세스에게 남은 것은 죽은 아들과 미쳐버린 왕비 네페르타리(골쉬프테 파라하니), 대기근에 허덕이는 이집트입니다. 인간은 신이될 수 없는 것이죠. 

여기서 멈추면 좋았을텐데 분노에 잠식당한 파라오는 전차군단을 이끌고 모세와 유대인들의 뒤를 쫓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장면이 펼쳐질 차례입니다. 제가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예고편을 보고 극장을 찾은 이유기도 합니다.  

바로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이죠! 모세가 하느님께 기도하면 홍해가 웅장하게 갈라지고 파라오와 그의 군대들은 바다에 삼켜지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그 장면이 어떻게 그려질지 한참 궁금해 했었습니다. 

Exodus Gods and Kings(2014) Final Battle 'Wave'

그런데 기대가 너무 컸나 봅니다. 예고편 화면은 맛보기일 줄 알았는데 그게 클라이맥스의 핵심일 줄이야. 

1998년 애니메이션 영화 '이집트 왕자'의 홍해 장면이나,  

The Prince of Egypt 1998 : Red Sea 

영화 인터스텔라의 파도 장면보다 그래픽 효과도, 극적 긴장감도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Interstellar'Waves' Scene

무언가 허탈함 때문인지, 

모세와 유대 민족 대무리가 바다를 무사히 건너고 가나안에서 아내 십보라와 아들이 합류하는 장면도 감동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상징적으로 중요한 십계명 조각 장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같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작품이더라도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에 비하면 '킹덤 오브 헤븐'이 수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뷰 마무리로 휘트니 휴스턴과 머라이어 캐리의 'When You Believe'를 들으며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Whitney Houston - When You Believe (From The Prince Of Egypt)

* 영화 '폼페이: 최후의 날' 줄거리와 결말(스포 주의) | 1500년 전 연인 화석 모티브 '로맨스 재난 블록버스터'

* 영화 300 '실화 혹은 판타지' 살펴보기 | 스파르타 전사들은 정말 그랬을까? / 스포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