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일 저녁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를 보고 왔어요. 3 1 독립운동 100주년이라 더 뜻깊은 날이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신흥무관학교를 관람하러 온 사람들로 만석이었답니다. 기록 없이 넘어가기가 아쉬워서 후기를 남겨요.
뮤지컬 신흥무관학교가 공연된 압구정 광림아트센터 BBCH홀(광림사회봉사관)로 가는 길입니다.
신흥무관학교의 주요 배역은 더블캐스팅이었는데요. 저녁 시간대에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인 팔도 역을 맡은 것은 가수 조권씨입니다.
(낮 시간대는 배우 강하늘씨가 팔도 역을 담당했습니다.)
BBCH홀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안내판을 보니 매표소는 7층 공연장은 8층~9층이네요. 객석이 2개층에 걸쳐 있는데 총 1천여석입니다. 경험상 사람이 몰릴 때 엘리베이터 타기가 어려우니 조금 여유를 가지고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매표소에서 예매한 티켓을 발권 받았습니다. 저희는 2층 Y열 B석을 예매했어요. 아래 사진에 나오겠지만 무대에서 좀 멀지만 대신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좌석입니다.
신흥무관학교는 러닝타임이 150분(인터미션 20분 포함)으로 제법 길었어요. 공연 중에는 촬영 금지라고 안내판에 명시되어 있네요.
신흥무관학교 오늘의 캐스팅입니다. 주인공은 동규역 지창욱, 팔도역 조권, 나팔역 홍서영, 지청천 이진기(온유), 혜란역 임찬민 씨입니다.
그외 독립운동가 이회영(김성기), 이은숙(오진영), 이상룡(김태문) 선생과 교관(이재균, 진한빛, 김동현)을 비롯한 조연분들도 다들 멋있었어요.
공연장으로 입장, 2층 객석에 착석했습니다.
무대가 한눈에 들어오늘 자리였습니다. 배우들의 호흡을 가까이서 느끼기는 어려웠지만 군무를 보기에 좋았어요.
휴대폰을 끄고나니 곧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1910년 한일병합(경술국치) 이후 이회영 선생 일가가 재산을 처분해 서간도로 망명,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는 과정이 뮤지컬로 펼쳐졌어요.
그와중 자결한 양반의 아들인 동규(지창욱)와 해방노비였던 팔도(조권)가 신흥무관학교 생도가 되었는데요. 거기에 나팔(홍서영)과 혜란(임찬민)까지 합류해 공연 1부는 발랄하고 활기찬 느낌을 줍니다. 또한 이들이 10대임을 추측하게 해줍니다.
(나팔은 대한제국 군대 해산 시기 홍범도 부대 주둔지에 살던 아이, 혜란은 중국 마적단이 키운 아이라고 합니다.)
신흥무관학교 1부 공연이 끝나고 인터미션 시간입니다. 저와 빵응이는 함께 옥상 정원으로 나왔어요.
광림아트센터 BBCH홀의 옥상정원은 뜻밖에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홀 주변에 고층 건물이 없어서인지 시야가 트여있었어요.
여자 화장실은 줄이 길어서 이용하지 않았어요. 20분이 금방 지나고 곧 신흥무관학교 2부 공연이 시작되었어요.
신흥무관학교의 결말은 슬펐는데요. 동규는 윤동주 시인과 윤봉길 의사를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였고 팔도는 안중근 의사의 결연함과 동시에 이름 없이 세상을 떠난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떠오르게 하는 캐릭터였어요.
커튼콜까지 끝나고 공연장을 나오는 길입니다. 이진기(온유), 조권, 지창욱 등 미남 연예인들이 출연해서인지 외국인 여성 관람객도 많았어요. 신흥무관학교는 지금까지 제가 관람했던 공연 중에 커튼콜 함성 소리가 가장 컸던 공연이 아닐까 싶어요.
배우들의 연기와 더불어 뮤지컬 내용 자체도 좋았습니다. 육군에서 주관했다고 해서 내심 걱정했는데 신흥무관학교는 완성도가 괜찮은 뮤지컬이었습니다.
함께 관람한 빵응이는 공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신흥무관학교 개교 장면에서 나온 노래라고 하네요. 자신의 고등학교때 교가와 멜로디가 똑같았다고 하는데요. 알고보니 오리지널은 독립군가였습니다.
광복 70년 기념 독립군가 부르는 육군
광림아트센터 근처에 있는 광림교회를 지나치는 와중입니다. 역사가 60년 넘는 교회라고 하네요.
웅장한 건물이 가톨릭 성당을 연상시킵니다.
광림교회 밖에서 3 1 운동 100주년 기념 전시회를 열고 있네요.
천안지역 유관순 열사가 보입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빠르게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3 1 만세운동 참여자수는 100만명이 넘는데요. 그 때 일제에 의해 7천500명이 넘는 조선인이 살해됐고 1만6천여 명이 부상당했다고 하네요.
3.1 운동이후에도 탄압이 이어졌습니다. 스코필드(석호필) 선교사가 세계에 알리고자 했던 제암리 학살사건 등이 그 사례입니다.
신흥무관학교 뮤지컬을 보고 광림교회를 지나쳐 오며 대한민국의 독립과 자유 뒤에 수많은 희생이 있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과연 제가 100년 전쯤 태어났다면 그들과 같이 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남습니다. 분명한 것은 독립군과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한 애써야겠다는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흥무관학교와 같은 뜻깊은 공연들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뮤지컬 영웅 10주년 기념 재관람 '그날을 위하여' | 세종문화회관 3층 E열 좌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