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타 배틀엔젤/ 올드한 감성에 새로울 것 없는 CG 장면 VS. 원작 총몽을 아는 이들에게는 깨알같은 디테일이 재미/ 결말 스포 포함


이번 설 연휴 영화관을 찾아 예정에 없었던 알리타 배틀엔젤을 보고 왔습니다. 예고편에서 큰 눈이 가장 인상깊었던 알리타입니다. 실사화 되었음에도 일부러 애니메이션 느낌을 간직한 듯한 작품입니다. 


영화 알리타 배틀엔젤 리뷰


최근 마블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서 기대보다는 재미있게 보았으나 올드한 감성에 새로울 것 없는 CG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현대적인 해석에 대한 고민없이 원작 그대로를 붙여넣은 듯한 모습은 원작을 모르는 분들에게는 조금 철지난 모습으로 느껴질 듯 하네요. (물론 저같은 원작팬들에게 알리타는 좋은 선물이 되겠지만요.) 


알리타 배틀엔젤 액션평


영화 알리타 배틀엔젤은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이 만들었음에도 1990년대 초중반 나온 원작인 일본만화 총몽의 감성과 그래픽을 재창조 없이 구현하고 있는 바람에 2019년 현재는 올드한 느낌을 줍니다. 



아무래도 감독인 로버트 로드리게스보다는 제작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간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바타를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충격은 없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아바타도 벌써 10년전 일이지요. 


영화는 전체적으로 로드리게스 감독의 색깔이 빠져있는 느낌입니다. 황혼에서 새벽까지나 신시티 등에서 보여주었던 스타일리쉬하면서 B급 감성에 푹 젖어있는 시퀀스들이 알리타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알리타 배틀엔젤 CG 평가


도리어 아바타에서 보여준 카메론 스타일의 조금은 밋밋한 진행을 보여주죠. 그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극장에서 알리타를 선택한 것의 반이상은 로드리게스 감독의 B급 정서 충만한 영상을 보고 싶었던 것인데, 이름만 로드리게스고 사실은 아바타 찍던 시절의 카메론이 감독한 것 아닌가 싶을만큼 평이한 영화가 되었네요.



B급 정서가 쪽 빠지고, 올드한 배경색이 나쁘기만 한것은 아니지만요. 개인적으로 알리타 배틀엔젤은 클래식하다기보다는 낡은 느낌입니다. 

(지금봐도 아름다운 옛것을 말할 때, 올드하다라는 표현보다 클래식하다라는 표현을 많이 쓰죠. )



물론 영화 알리타 배틀엔젤에서 새롭게 느껴지는 점이 있기는 했습니다. 갈수록 물질적인 것이 우선인 시대에 기갑술 등 정신을 강조하는 점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과거에는 헝그리정신 등으로 표현되었지만 최근에는 뇌과학 분야와 연관되지 않을까 합니다. 원작을 관통하는 주제에도 영화는 슬쩍 발 닮그고 있는데, 이런 부분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아 좋았습니다. 


알리타 배틀엔젤 기갑술


알리타가 사용하는 기갑술(원작에도 등장하는 무술)은 원작의 느낌 그대로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동양무술에 아크로바틱하고 빙글빙글 붕붕 돌리는 발차기를 합친 원작의 기갑술을 거의 그대로 영상화 시켰죠. 이야기가 좀 지루하긴 했지만, 알리타의 액션 시퀀스만큼은 괜찮았다 평할수 있겠습니다.






알리타, 배틀엔젤은 영화 외적으로도 재밌는 이야기거리가 많은데요, 원래 제목을 배틀엔젤, 알리타로 하려고 했다고 하네요. 

그러다 알리타, 배틀엔젤의 현재 제목으로 선회했는데, 그 이유가 카메론 감독의 영화들이 A로 시작하는 작품이 많아서 그 전통(?)을 지키기 위해서(알리타 ALITA) 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으음... 정말 더더욱 카메론의 입김이 느껴지는 에피소드네요. 


알리타 배틀엔젤 왜색


알리타 배틀엔젤은 서양 감독이 만든 영화지만 일본 만화 원작답게 왜색이 어느 정도 묻어납니다. 노바의 하수인 역할을 맡고 있는 벡터가 중국 남자의상인 창파오를 입고 나온 후 바로 닥터 시렌이 기모노를 입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알리타의 남친 휴고가 어울리는 이들 중 조지와 코요미가 나누는 대사에는 기계종족과 인간의 전쟁에 관한 것이 있습니다. 조지가 (인간을 학살했던) 기계종족은 정이 안간다고 말하자, 코요미는 벌써 300년이나 지난 일이잖아라고 반문하고 넘어갑니다. 



300년이나 지난 일인데 뭐 아직도 감정을 가지고 그러느냐라는 뜻일텐데. 아무래도 전쟁 가해국 중 하나가 아닌 피해국 국민 입장이다 보니 약간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그러고보니 올해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이네요. 



알리타 배틀엔젤의 결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자면 허무합니다. 영화의 배경이 된 고철도시의 인간이나 기계들이 꿈꾸던 것이 공중도시 자렘 입성인데요. 알리타의 남친 휴고는 자렘에 갈 돈을 마련하기 위해 기계인간들의 부품을 강탈해 암시장에 판매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본래 자렘에서 태어났던 닥터 시렌 또한 자렘으로 귀환하고 싶은 마음에 노바에게 충성하고 있습니다. 


고철도시 (기계)인간들의 행동을 보다보면 요즘 인기 많았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상승욕구와 다를 바 없습니다. 


영화 알리타의 공중도시 자렘


영화 내내 상승을 꿈꾸던 휴고는 알리타 영화의 결말에서 밧줄을 타고 자렘으로 올라가다가 몸이 분해되고 죽음을 맞습니다. 닥터 시렌의 경우 자렘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으나 그녀는 뇌만 남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영화 알리타의 캐릭터들이 그토록 고대하던 자렘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던 관객들은 공중도시의 문도 엿보지 못하지요. 궁금한 나머지는 2편에서 확인하세요라는 식의 결말인데요. 여러회차로 이뤄진 드라마도 아니고 어이없는 결말입니다. 이러한 결말은 영화 알리타의 완성도를 떨어트리는 또하나의 요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화 알리타 결말


앞서 혹평을 늘어놓았지만, 그렇다고 알리타가 아주 못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제가 기대했던 로드리게스 영화는 아니지만, 의외로 원작인 총몽에는 충실한 영화죠. 특히 앞서 올드하다고 비평했던 배경들이지만, 원작의 느낌을 물씬 내줘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한 아리송한 감정을 남겼네요.



알리타 닥터 이도 역의 크리스토프 발츠


크리스토프 발츠(혹은 왈츠)를 볼 수 있었던 것도 영화 알리타의 미덕이었죠. 한국 블럭버스터의 안성기같은 역활이랄까, 영화의 중심을 잘 잡아줘 자칫 엉성하게 흘러갈 수 있었던 극을 잘 세워주었습니다. 


바스터즈에서 보여준 속 시커먼 악역도 백미지만, 크리스토프 발츠의 선해보이는 눈동자는 이런 보호자 역할도 잘 어울리네요.



영화 알리타 모터볼 경기


거기에 원작 1부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모터볼 경기를 스피드감 넘치게 잘 재현했습니다. 모터볼 경기 장면만 딱 때어놓고 보면 대단한 명작! 이라 평할수 있을 정도죠.



CG도 강렬하진 않았으나 무척 자연스러웠습니다. 특히 눈을 강조한 알리타의 디자인이 처음에는 거부감을 주었는데, 극이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적응 되더라구요. 하지만 영화 끝나고 생각해보니, 그래도 꼭 그렇게 했어야했나... 싶은 생각은 있습니다.


영화 알리타 리뷰


결론적으로 알리타 배틀엔젤은 원작인 총몽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간의 평이 크게 갈릴 것 같은 영화입니다. 액션 시퀀스는 매우 뛰어나지만, 원작을 모른다면 그외 것들은 불친절하거나 좀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죠. 


알리타는 원작 만화 총몽보다는 총몽OVA를 더 따른 편입니다. 총몽OVA도 휴고(OVA에서는 유고)가 자렘을 향해 올라가다 추락하는 시점에서 막을 내립니다.


총몽 원작 만화


영화 알리타의 해외 성적이 썩 좋지않아 2편이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 안타깝습니다. 


총몽 만화 원작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유고를 잃은 갈리(알리타)는 집을 나와 모터볼에 투신합니다. 그러다 자신이 쓰러뜨렸던 헌터 자팡과 전투를 치르게 됩니다. 자팡을 쓰러뜨린 갈리는 노바 교수의 도움으로 자렘의 에이전트가 됩니다. 


총몽 결말


그간의 고생때문에 인간성을 잃어가던 갈리지만, 사막에서 다양한 만남으로 인간성을 회복하고 결국에는 자렘을 침공하기에 이릅니다. 

(이 과정에서 노바 교수와 손을 잡게 되죠. 여담으로 이때 노바 교수가 만든 가상현실에 빠지는데 그때 사용한 이름이 알리타입니다. 노바 교수는 영화 알리타에서는 악역이지만 사실은 그도 자렘 시스템의 멸망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자렘을 비밀을 밝혀낸 갈리. 그와 동시에 자렘이 무너져내립니다. 지상의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갈리는 자렘을 자렘보다 더 높이 떠있는 천공의 성 예루와 연결하는 궤도 엘리베이터가 됩니다. 이것이 원작 총몽의 결말입니다.

(이 시점에서 원작 총몽은 막을 내리는데, 이후 총몽 라스트 오더 라는 후속편이 나오며 자렘을 정복하는 이야기는 공식 설정에서 지워지게 됩니다.)


꽤 지난 만화를 원작으로해 약간 올드한 감성이 충분했던 영화 알리타. 하지만 원작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의외로 숨겨진 디테일들이 깨알같아 여러번 봐도 재밌게 볼 수 있을것 같네요. 원작의 후광을 걷어내도 액션씬 하나는 확실히 건질 수 있는 나쁘지않은 SF! 라고 평하며 포스팅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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