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이로 사해루/ 원조 나가사키 짬뽕과 사라우동 체험 四海樓


지나번 여행때 경험한 감동가득한 만남, 나가사키짬뽕. 이 맛을 혼자만 알고 있을 수 없어 빵미와 함께 왔습니다. 나가사키짬뽕의 시작, 시카이로 입니다. 

나가사키짬뽕과 사라우동의 발상지로 알려진 이곳은 한국으로 따지면 인천 차이나타운의 공화춘같은 곳이죠. 그래서 휴일에는 타지에서 왔을것 같은 일본인 관광객들로 가득 찹니다. 지난번 여행때 평일에 왔던, 그것도 식사시간이 훌쩍 지난 애매한 시간에 왔던 기억을 믿고 여유롭게 온 시카이로는 그 큰 건물이 터져나갈 듯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시카이로 사해루


당당한 건물이 인상적인 시카이로. 다시 강조하지만, 짬뽕 말고도 맛있는 요리가 넘쳐나는 곳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에도 짬뽕을 선택했습니다. 나가사키 한번 더 와야겠네요. 


나가사키 맛집 시카이로


시카이로 1층에는 시카이로의 레토르트 음식과 기념품을 파는 매장이 있습니다. 2층에는 나가사키짬뽕의 원조답게 짬뽕 박물관이 있죠. 짬뽕 박물관의 입장료는 무료이니 식사를 마치신 후 여유가 되신다면 잠깐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나가사키 짬뽕 박물관






시카이로 레스토랑 풍경


바다가 바로 보이는 좋은 풍경안에 가득한 사람들. 휴일의 시카이로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그래도 남들보다 한걸음 더 빨리 움직여서 30분정도 기다리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 뒤로 초초하게 기다리던 사람들을 보며 얼른 먹고 일어날테니 걱정마시라는 텔레파시를 보냈습니다만... 받지는 못하신 것 같았습니다.



운이 좋게도 창가에 붙어있는 자리가 앉았습니다. 바다가 바로 보이니 짬뽕맛이 2배가 되겠군요.


나가사키 시카이로 식당 풍경



주문은 시카이로가 원조인 음식 2개, 나가사키짬뽕 사라우동 입니다.


시카이로 나가사키 짬뽕 원조


돼지뼈를 푹 고아낸 나가사키짬뽕의 맛은 여전히 훌륭합니다. 한국식 얼큰한 짬뽕이 아닌 구수하고 담백한 짬뽕은 젓가락이 멈추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군요. 아낌없이 들어간 해산물과 면 위에 듬뿍 올라간 계란지단이 씹을 때마다 다른 식감, 다른 국물맛을 연출해 냅니다. 


일본식 라멘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라멘과 비슷한 국물에 해산물이 가득, 면이 굵고 탱탱한 나가사키 짬뽕에 열광하실 것 같네요. 한국에서 먹었던 짬뽕을 떠올리고 주문하셨던 분이라면, 이 독특한 재료들의 조합에 눈이 번쩍 뜨일 것 같습니다. 






시카이로사라우동 원조


다음으로 등장한 것은 사라우동입니다. 사라는 접시를 뜻하니, 국그릇이 아닌 접시에 담긴 우동, 즉 국물이 없는 우동을 뜻하죠. 

사라우동은 야끼소바와는 많이 다릅니다. 야끼소바는 데리야끼 소스를 뿌려 철판에서 달달 볶은 국수요리라면, 사라우동은 국물을 적게해서 만들어낸, 어떻게 보면 나가사키 짬뽕에서 국물을 뺀 듯한 느낌의 요리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다고 나가사키짬뽕과 같은 맛을 내냐고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나가사키짬뽕보다 걸죽하고 간간한 느낌이죠. 거기에 양배추가 면만큼 많이 올려져 있어 먹다보면 양배추의 수분에 맛이 시시각각 변합니다. 두 음식의 개인적인 평가를 적자면, 사라우동도 맛있는 음식이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저는 나가사키 짬뽕에 한표 던질 것 같습니다.


나가사키짬뽕의 발상지에서 다시 즐긴 나가사키짬뽕. 긴 역사 한그릇을 먹으며 섞이고 나뉘고 변하는 문화의 역동성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았습니다.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인 나가사키 카스테라와 중화권 문화가 탄생시킨 나가사키짬뽕. 문화의 소용돌이를 버텨낸 이정표같은 음식을 먹으며 알 수 없는 숙연함이 느껴졌습니다. 잘먹었습니다.



나가사키 현지인들에게 더 유명한 카스테라가게 나가사키당 長崎堂


석양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나가사키 부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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