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스릴러 수작 O2


개인적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중에서는 스릴러 장르를 가장 신뢰합니다.

 

다양한 오리지널 장르가 있지만, 다른 장르들은 제 입맛에 안맞는데, 유독 스릴러 작품들은 불만없이 보게 되네요.

 

이번에도 새로운 오리지널 스릴러가 올라왔다는 소식에 미첼가족과 기계전쟁과 O2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O2를 선택했습니다.

 

 

역시 믿고 보는 넷플릭스 스릴러답게 제 입맛에 쏙 맞는 작품이었네요. 평가를 내리기 전에 미리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추천 합니다. 특히 아이디어 하나로 밀어 붙이는 저예산 느낌 풀풀 나는 스릴러를 좋아하신다면 분명 만족하실 것 같네요.

 

 

예고편에 나오듯 한 여성이 의료 캡슐에서 깨어나며 영화는 시작합니다. 한정된 공간을 활용해 스릴을 주는 제법 유서깊은 아이디어로, 저는 보면서 계속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연한 베리드가 떠올랐습니다.

 

(베리드와 거의 쌍둥이 같은 컨셉의 영화인데, 진행 방식은 많이 다릅니다. 베리드는 회상 장면은 일절 사용하지 않으면서 앞으로 쭉 내달리는 전개를 보여주죠. 반대로 O2는 다양한 회상씬을 교차 편집하면서 앞으로 일어날 일들의 복선을 촘촘하게 깔아놓습니다. 둘 다 제가 참 좋아하는 영화인데, 어느 한쪽 손을 들어준다면, 음... 꽤 오래 고민하고 O2를 선택할 것 같네요.)

 

 

베리드도 한정된 공간이란 약점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카메라 각도와 치밀하게 계산된 카메라 워크를 보여주는데, 이는 O2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밝힐 수는 없지만, 중대한 분기점이 되는 씬에서 카메라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워킹을 보여주죠. 아니 어지럽게 왜 이렇게 빙빙 돌리는거야? 싶은 순간에 그 이유가 드러나면서 딱 카메라가 멈추는데, 이때 감독이 얼마나 이 영화를 치밀하게 준비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O2의 또다른 특징이라면 장르를 밝히는 순간, 그것이 중대한 스포일러가 된다는 것이죠. 사실 이미 예고편에서 보여주는 분위기와, 주인공의 조력자 밀로의 존재로 인해 관객들은 눈치를 체고 시작하지만, 이 영화에는 제법 촘촘하 반전들이 존재합니다.

 

 

그런 반전들이 엄청나게 참신하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느 소설에서 어느 만화에서 어느 영화에서 적어도 3번 이상은 봤을 법한 뻔한 이야기들의 모음이죠. 그런데 그런 식상한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버무린 감독의 솜씨는 박수를 받아 마땅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 제법 연출을 잘했는데, 하며 감독을 찾아보니 세상에 프랑스산 호러영화 엑스텐션의 알렉산드르 아야가 감독이더군요. 엑스텐션도 무척 짜임세 있게 잘만들어진 영화인데, 그 실력이 어디가지 않았네요.

 

 

사실 이 영화의 최고 반전은... 바로 이 영화가 프랑스 영화라는데 있습니다. 그게 무슨 반전이냐? 싶을 수 있는데, 저는 이걸 분명 영어 음성으로 봤단 말이죠. 

 

 

그런데 이 영화는 프랑스 영화, 즉 대사가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이뤄져 있습니다. 제가 본 것은 영어 더빙판인데, 그런데도 전혀 어색함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어판과 영어판의 등장인물의 목소리 톤이 살짝 다르니, 영화를 보시기 전에 프랑스어판 잠깐, 영어판 잠깐 보시고 마음에 드시는 쪽을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프랑스어판으로 보시면 밀로의 목소리톤이 좀 더 건조해서 공포감이 더해지는 효과가 있더라구요.

 

 

한정된 공간이란 원컨셉을 활용한 영화지만, 치밀한 복선과 납득이 가는 전개, 그리고 처음의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고 잘 끌고간 수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넷플릭스 스릴러에 대한 저의 평가가 한층 더 상승했네요.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분명 만족하실 작품,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릴러 O2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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