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디지털단지 은보가츠 / 소스없이 먹어도 맛있는 제주 돼지고기 돈까스
- 맛집 이야기 Hot spots/맛집 Restaurants
- 2020. 5. 3. 21:32
이 쉽지않은 시국에 문을 연 은보가츠. 거기다 가격도 묵직하지만, 한번 먹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왜 비싼지. 그리고 왜 늦게가면 재료가 떨어지는지. 소스없이 먹어도 맛있는 돈까스를 만날 수 있는 곳, 은보가츠입니다.
이 컨셉을 뭐라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매우 무국적하고 무컨셉한 컨셉의 가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은보가츠는 구로디지털단지 대륭포스트타워 1차 지하에 있습니다.
할로겐 색감이 가득한 실내는 아무리 봐도 돈까스 전문점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독특하고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군요.
주방은 완전 오픈키친. 돈까스가 튀겨지는 맛있는 소리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습니다.
셀프바는 무척 평범합니다. 저 양배추는 좋아하지만요.
은보가츠의 등심가츠는 만원, 안심가츠는 만천원입니다. 점심 직장인 상대 장사인데도 묵직한 가격을 내세웠네요. 원산지는 제주라고 하니 요즘 유행하는 제주 돼지고기 돈까스로군요.
등심에 비해 안심은 더 부드럽다고 합니다.
간단한 기본찬.
양배추에 뿌려먹는 소스입니다.
함께 나온 국물은 나쁘지 않습니다.
먼저 제가 주문한 등심가츠입니다.
날이 선 튀김옷이 딱 봐도 잘튀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입천장을 찔릴까 걱정될 만큼 잘 튀겨진 튀김.
딱 봐도 좋은 고기로 튀겼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제주 돼지고기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 맛은?
제가 생각하는 좋은 돈까스의 가장 기본은 소스없이 먹어도 맛있는 돈까스입니다. 고기가 잡내없이 깔끔하고 정갈하게 튀겨진 돈까스는 소스없이 먹어도 담백하고 맛있습니다.(물론 소스로 승부하는 한국식 돈까스는 제외하고요.)
은보가츠는 소스없이 먹어도 맛있는 돈까스라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안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부드럽다는 등심가츠지만, 안심과 큰 차이 없을만큼 부드럽습니다. 거기다 고기 결 사이사이에 숨겨진 육즙이 계속 씹도록 유도합니다. 한번 씹을때마다 육즙이 흘러나오거든요.
제가 연돈은 가보지 않았지만, 연돈이 이것보다 더 맛있다면 도대체 얼마나 맛있는 걸까요? 정말 상상도 되지 않네요.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양배추는 돈까스와 잘 어울립니다. 다만 양배추가 돈까스와 같은 접시에 놓여져있어 소스를 저처럼 많이 뿌리면 돈까스가 살짝 젖어버립니다. 더는 일부러 양배추 소스를 돈까스에 뿌려먹기도 하지만, 바삭한 돈까스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조심 또 조심입니다.
함께 점심을 먹은 동료의 안심가츠입니다.
안심이 등심보다 부드럽지만 저는 첫번째 은보가츠를 찾으셨다면 등심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오랫만에 좋은 돈까스를 만났습니다. 이 어려운 시국에도 당당히 오픈할 만한 내공이 느껴지는 은보가츠. 소스 없이도 목막히지 않고 담백하고 고소하게 먹을 수 있는 정말 좋은 돈까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격은 좀 묵직하지만 대신 양이 많으니 제 자신을 얼마든지 설득할 수 있겠네요. 앞으로도 오래오래 저의 돈까스 라이프와 함께해주세요. 잘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