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자 손칼국수집 / 남대문시장에서 가장 시장적인 맛 + 보리밥과 냉면이 덤, 트리플 메뉴 자동완성


남대문시장에 밤이 찾아왔습니다. 늦은 저녁을 먹기위해 시장을 돌아다니다 눈에 띈 칼국수집에 들어갑니다. 그날 밤 한순자 할머니 손칼국수집에서 시장에 있을법한 시장적인 맛을 만났습니다.

  

남대문시장 한순자 손칼국수집



남대문 시장 초입에 위치한 한순자 손칼국수집. 다양한 방송에 출연한 듯 플랜카드가 화려합니다.


한순자 손칼국수집


무엇을 주문하든 3가지가 나오는 독특한 컨셉! 칼국수를 주문해도, 보리밥을 주문해도, 냉면을 주문해도 결국 칼국수와 보리밥, 냉면을 함께 먹게 됩니다.



그야말로 박리다매의 정석이라 할 수 있죠. 양으로 승부하는 컨셉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시장 맛집이라면 어울리는 것 같아 문턱을 넘었습니다.




가게 안쪽은 그야말로 시장 가게 딱 그모습입니다. 정돈되지 않았지만 깔끔한 인테리어. 정감가면서도 걱정은 되지 않는 제가 좋아하는 느낌이 충만합니다.



독립유공자 식당


한순자 칼국수집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 한순자 칼국수 대표님의 시아버님이신 김정두의원께서는 상해임시정부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독립유공자라고 하십니다.(국가기록원에서 위 내용을 확인도 했습니다.) 

저런 훌륭하신 선조분이 계시기에 우리가 이렇게 자유로운 대한민국에서 하루하루를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좁은 가게 안은 빛바랜 사진부터 최근 찍은 사진까지 다양한 사진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자신을 찍는 사이 주문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먼저 나온 것은 김이 가득 담긴 보리밥과 냉면입니다.

이날 주문한 것은 칼국수 하나 비빔냉면하나 인데, 결국은 보리밥과 칼국수, 냉면이 함께 나와 먹다보니 뭘 주문했는지도 까먹었습니다.



김이 듬뿍 올려진 보리밥. 보리밥의 김이 눅눅한 것으로 보아 미리 준비해놓은 음식으로 추정됩니다. 냉면도 마찬가지. 불기 직전의 면 상태로 보면 주문하기 전에 미리 준비해놓은 음식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걸 단점이라고 할 것이냐 하면... 저는 시장적인 분위기와 가성비를 생각하면 이정도는 시장적인 분위기의 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맛은 바로 만든 음식과 큰 차이 없었구요.


칼국수


뭘 시켜도 나오는, 뭘 시켜도 메인 요리인 칼국수가 나왔습니다. 유부가 듬뿍 들어있어 회전초밥집에 가면 유부초밥만 잔뜩 먹고 오는 저에게 너무도 좋은 구성!


남대문시장 칼국수


이미지 오른쪽 상단의 양이 많은 냉면이 제가 주문한 비빔 냉면입니다. 그런데 사이드로 나온 칼국수도 푸짐하게 나와버렸네요. 그래서 한순자 손칼국수집에서는 냉면 주문을 추천합니다. 칼국수가 많이 먹고 싶어도 칼국수를 매인으로 주문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이드로 나오는 칼국수도 양이 많고 맛은 똑같거든요.



탱탱 쫄깃한 유부 위에 올라간 양념장. 국물은 멸치를 잘 우려냈는지 시원하고 감칠감칠합니다.





남대문시장 냉면


냉면은 오이가 수북해서 완전 제 취향이네요. 오이 들어간 냉면을 못 드시는 분이라면 꼭 주문하실 때 오이를 빼달라고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 먹을 수 없는 엄청나게 쌓여있는 오이!



오이 냉면


깨도 가득 뿌려져 고소 매콤 합니다.



솔직히 냉면 면은 살짝 아쉽습니다. 양념맛은 엄청 강하구요. 그래도 시원하고 매콤하고 끝맛이 새콤해 냉면이 가져야하는 기본은 다 챙겼습니다.





칼국수 면발은 정말 제대로입니다. 손칼국수면 특유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식감이 잘 살아있습니다. 어떤때는 두툼하고 꼬들꼬들하다가도 어떤때는 가늘고 야들야들합니다. 제대로 만든 칼국수는 먹는 내내 지루하지 않죠. 한순자 손칼국수집도 맛의 긴장이 뻗뻗하게 살아있습니다.



유심히 찾아봐도 똑같이 생긴 면이 없습니다. 잘 반죽된 밀가루를 정성들여 접은 다음 식칼로 서걱서걱 썰어내야 나오는 면입니다.



칼국수를 반정도 먹고 제구 주문한 비빔냉면으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저기 튀어다니니 정신없네요. 정말 정신없이 먹을 수 있는 가게입니다. 단, 양이 많으니 중간중간 과식하지 않았나 꼭 확인해야 합니다.


한순자 손칼국수집 메뉴


세가지 메뉴가 한번에 나오지만 가격은 칠천원!



2층에도 자리가 있네요.


남대문시장을 찾으며 기대한 것은 정말 시장적인 가게에서 먹는 느긋한 한끼 식사였습니다. 이곳 한순자 손칼국수집은 제가 원했던 바로 그 정취를 가진 가게였습니다. 음식이 엄청나게 고급스럽거나 대단한 맛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놀라운 가성비와 정성 가득한 손칼국수의 스릴넘치는 맛은 다른 분들에게도 한순자 손칼국수집을 추천하고 싶게 만듭니다. 

시장음식을 생각나게 만드는 바람이 불면, 분명 생각날 것 같습니다. 한순자 손칼국수집, 잘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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