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역 코이라멘지로 / 한국 라멘이 맞나 싶은 진하고 진한 맛


한국에도 일본 못지않게 맛있는 라멘집이 많습니다. 그중 지금은 정자를 대표하는 라멘집이 된 코이라멘의 2호점, 코이라멘 지로를 방문했습니다. 


정자역 코이라멘지로


정자에서 회사를 다닐때 금요일마다 찾아갔던 코이라멘의 2호점, 코이라멘지로. 코이라멘의 분점이자만, 간판에 보면 코이라멘지로의 본점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왜 이렇게 되어있는지 이해하려면 우선 지로가 무슨뜻인지 알아야 합니다. 지로(二郎)는 일본어로 차남, 둘째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그러니 코이라멘 지라로 하면 코이라멘의 둘째, 즉 2호점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렇게만 생각하면 이상하죠. 코이라멘지로본점은 해석하자면 코이라면2호점본점이 되니까요.


지로의 뜻에 대해서 다시 살펴보면, 지로는 둘째라는 뜻도 있지만, 일본의 유명 라멘 가게인 라멘 지로를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압도적인 양과 강한 맛, 입맛따라 추가할 수 있는 다양한 토핑으로 일본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라멘집인 라멘 지로. 코이라멘지로는 코이라멘의 분점이면서, 코이라멘과는 다른 지로 스타일 라멘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그러니 코이라멘지로의 지로는 코이라멘의 2호점이라는 뜻과, 코이라멘의 패밀리브랜드이면서 지로 스타일을 추구하는 라멘 브랜드의 본점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코이라멘지로 영업시간


코이라멘지로는 월~일 11시 ~ 22시까지 운영합니다. 라스트 오더는 21시 30분이니 꼭 참고해 주세요.



반조리로 포장도 된다는군요. 이날 스키장에 가는 일정이 아니었다면 10인분 정도 사서 냉장고에 모셔놓지 않았을까 합니다.



가게 내부는 단촐합니다. 다찌가 있고 옆에 4인이 앉으면 좁은 테이블들이 놓여 있습니다.



라멘집의 특이한 인테리어 중 하나인 만화책.


라멘지로


코이라멘지로의 상징과도 같은 라멘, 라멘지로. 양도 양이지만, 그 위에 올라가 있는 세아브라(돼지 비계)는 초보에게는 완식을 허락하지 않는 강력한 느끼함으로 무장해 있습니다. 저도 한번 도전했다가 간신히 다 먹었던 기억이... 그리고 다음날 아침은 굶었습니다.



마제 소바도 하네요. 라멘계의 비빔면같은 음식입니다.



라멘 주문시 세아바르를 추가 주문할 수 있습니다.(추가 주문하지 않으면 국물에 살짝 떠있는 수준) 세아브라는 정말 정직한 돼지 비계 그 자체이기 때문에, 세아브라가 처음이시라면 조금만 주문한 후 차차 양을 늘려가시기 바랍니다.(차차 허리 둘레도 늘어나는 것은 함정) 




조리과정이 보이는 반오픈 식당. 라멘집의 가까운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코이라멘지로 메뉴


코이라멘지로의 메뉴입니다. 오늘 주문한 라멘은 그냥 오리지날 라멘, 차슈, 간장 계란, 면을 추가한 오리지날 라멘, 차슈 덮밥, 교자, 가라아게 입니다.



일반적인 라멘집 밑반찬과 양념들.



한국에서는 건대의 우마이도 등 마늘을 제공하는 라멘집이 많아 익숙한 풍경이지만, 일본에서는 라멘 지로가 처음 마늘을 제공하기 전까지는 라멘과 마늘은 안어울리는 조합이었다고 합니다. 지로 스타일을 표방하는 코이라멘지로이니 당연히 마늘이 있습니다. 




테이블에는 단무지만 있고 초생강은 없습니다. 초생강을 점원에게 문의하면 주니 참고해주세요.



깨를 갈아넣을 수 있는 깨통.



후추도 있네요. 사실 저는 라멘에 마늘을 제외한 양념은 넣지 않는 편입니다. 특히 후추는 돼지 냄새 등을 잡기위한 용도로 사용하는데, 저는 라멘 특유의 돼지 냄새를 즐기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후추를 뿌리지 않는 편입니다.





오늘 주문한 메뉴 중 먼저 가라아게가 등장했습니다.




함께 나온 마요네즈에 듬뿍 찍어 입으로 쏙!



교자도 함께 나왔네요. 교자는 라멘을 먹고 먹을 예정입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라멘이 나왔습니다. 보시는 라멘은 오리지날 라멘입니다.



차슈, 계란, 면을 추가한 오리지날 라멘. 그냥 오리지날도 양이 많은데 양이 두배가 되었습니다.



불로 잘 그을려 불맛 드뿍인 차슈와 세아브라가 떠있는 진한 국물의 조화. 보기만 해도 아찔해지는 맛입니다.




코이라멘지로의 면발은 평범합니다. 얇은 세면인데, 삶기는 적당한 정도. 제가 좋아하는 약간 꼬들한 느낌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식성에 어울리는 면이라 할 수 있겠네요.



차슈는 훌륭합니다. 비계가 크림처럼 녹아드는 요술쟁이 차슈. 차슈가 맛있는 라멘집에서는 항상 차슈를 추가해 먹는데, 코이라멘지로에서도 당연히 차슈를 추가해 먹었습니다.


여기에 간이 강하면서도 진한 국물이 식욕을 자극합니다. 일본의 라멘 지로는 간이 센 일본 라면 중에서도 간이 세기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코이라멘지로도 간이 강한 편입니다. 물론, 일본 라면들처럼 입에 넣는 순간 깜짝 놀랄정도로 짠것은 아니고, 한국의 다른 라멘들과 비교했을때 간이 강하다는 뜻입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간장 계란. 절묘하게 반숙된 노른자와 간장에 푹 절여져 간간한 흰자의 조화는 예술입니다. 나트륨 섭취량을 무시해도 되는 시대가 오면 하루에 10개씩 먹고 싶네요.



시간차로 등장한 차슈 덮밥.


코이라멘지로 차슈덮밥


적당히 간이 된 밥 위에 차슈가 듬뿍 올려져 있습니다. 차슈 덮밥을 주문하기는 했지만, 라멘을 먹다보니 배가 가득차는 바람에 차슈 덮밥은 포장해서 가져갔습니다.

(포장한 차슈 덮밥은 스키장에서 돌아오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라멘을 다 먹은 후 디저트처럼 교자를 먹었습니다. 잘 튀겨진 피가 고소하게 씹히고, 안에 든 고기들이 탱글탱글 날뛰어주는 좋은 교자입니다.


오랫만에 찾은 코이라멘지로에서 진한 정통 라멘을 접했습니다. 한국에서 이렇게 강하고 진하게 팔아도 되나 싶지만, 많은 분들이 찾아주는 모습을 보니 한국 사람 입맛의 스펙트럼은 참 넓은것 같습니다. 복부를 노리는 헤비급 복서의 펀치같은 강렬함을 원한다면 코이라멘지로가 좋은 선택일거라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마제소바를 먹어보고 싶네요. 코이라멘지라, 참 잘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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