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을 홍콩답게 하는 것이라면 무엇보다 야경이겠죠. 백만불짜리 야경으로 유명한 홍콩 빅토리아 피크의 야경. 그 기억에 남을 현장으로 떠나겠습니다.
빅토리아 피크에 가기위해서는 언덕을 올라야 합니다. 저희는 중간에 택시를 탔지만, 그래도 소호에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올라갈 수 있을 만큼 올라갔습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세계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라고 하죠. 홍콩 영화의 배경으로도 자주 등장합니다. 에스컬레이터 양옆으로 스치는 풍경이 너무 예뻐서 시간이 허락한다면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언덕을 올라보고 싶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 아래로 내려다보는 홍콩 센트럴의 밤거리는 참 낭만적입니다.
금요일밤을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왔습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옆 가게들에 관광객이라기보다는 현지 거주 중인 듯한 외국인이 눈에 많이 띄더군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중간에 옆 길로 내려와 택시를 탔습니다. 금방 피크 트램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트램을 타고 빅토리아 피크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여기서 트램 티켓을 구매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줄이 엄청 길거든요.
한국에서 미리 피크 트램 패스트 티켓을 구매하시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이용가능하지만, 이 경우 시간을 지정하기 때문에 일정이 잘못 꼬여버리면 난감해져 버립니다. 저는 그냥 기다리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여행에서는 항상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만나기 마련이니까요.
피크 트램 매표소에서는 트램 탑승권과 스카이테라스를 함께 구매했습니다. 트램 매표소 근처에서 마담투소 입장권까지 묶여있는 티켓을 구매하면 트램 입장권을 구매하지 않아도 바로 트램을 탈 수 있지만, 밀랍인형에 관심이 없어 패스 했습니다. 가격도 한사람당 3만원 수준이라 비싸다고 느끼기도 했구요.
참, 스카이테라스 입장권도 구매할까 고민되신다면, 꼭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흔히 알려진 빅토리아 피크의 야경은 이 스카이테라스에 입장해서 찍은 야경입니다. 스카이테라스 입장권을 구입하지 않으시면 야경 구경에 제한이 있겠죠? 피크 트램과 스카이테라스 입장권을 합쳐 9000원 정도밖에 하지 않으니 큰 부담은 아닐것 같아요.
매표소에서의 오랜 기다림이 지나고 드디어 피크 트램을 타기 이해 올라가는 중입니다. 가는 길에 빅토리아 트램의 역사를 전시해두었는데, 중간에 인력거로 언덕을 오르는 그림도 있더라구요. 상상만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리네요.
피크 트램에서 사람들이 내리는 중입니다.
앞선트램은 사람이 많아서 다음 트램을 기다리는 중이네요.
드디어 탑승한 피크 트램.
피크 트램은 중간에 45도 경사의 언덕을 올라갑니다. 가만히 서있는 것도 힘들만큼의 급경사죠.
45도 가까운 급경사를 올라가는데 양옆으로 아파트가 스쳐지나가는 것을 보면, 홍콩은 높은 곳에도 사람이 산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곳 중 하나라고 하니 언덕 위에도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찰 수 밖에 없는거겠죠.
피크 트램을 내려서 이제 스카이 테라스를 향해 올라갑니다.
빅토리아 피크 스카이 테라스로 올라가는 동선에 많은 가게들이 보입니다. 저의 목적은 야경으로 굳건하기 때문에 곁눈질하지 않고 쭉쭉 올라갔습니다.
부바검프라는 새우요리 전문점.
누가 빅토리아 피크까지 와서 새우를 먹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대성황! 알고보니 새우 요리 맛집으로 홍콩의 야경을 보면서 좋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다고 합니다.
백만불짜리 야경을 감상하며 먹는 새우요리라니, 저녁을 먹지 않았다면 분명 그냥 발길을 돌리지 못했을것 같습니다.
빅토리아 피크의 스카이 테라스에 도착했습니다. 스카이 테라스의 난간 쪽은 통로를 막고 있는 전문 사진사와 관광객이 뒤엉켜 공간이 협소합니다. 대신 사람이 적게 몰려 있는 위 사진의 망원경 공간을 오가는 길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날은 날이 맑지 않고 구름이 많았습니다. 바람은 좀 덜불었지만, 건물을 구름이 스쳐지나가는 것인지 수증기가 공기 이곳저곳에 가득했죠. 덕분에 시야는 흐렸고 카메라가 젖지는 않을까 걱정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준비해간 작은 삼각대를 이용해 찍은 빅토리아 피크의 야경입니다. 야경을 좋아해 많은 도시에서 야경을 보아와서 그런지 백만불짜리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홍콩의 불규칙한 고층 건물들이 만들어내는 야경은 분명 다른 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유니크한 매력을 보여줍니다.
스카이 테라스 입장권을 끊지 않으면 저 아래에서 빅토리아 피크 야경을 봐야한다고 하네요. 저 아래에서 야경을 본다면, 높이차이가 크지 않지만 그래도 아쉬웠을 것 같습니다.
안개처럼 뿌옇게 끼어있는 수증기들. 높은 곳이라 그런지 구름이라도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홍콩 도심을 관통하는 센트럴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한걸음 한걸음이 낭만으로 가득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리는 좀 아프더라도 두 다리로 언덕을 올라가며 홍콩 센트럴의 공기에 흠뻑 취해보고 싶습니다.
빅토리아 피크의 야경의 실물은 기대만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고층빌딩이 그려내는 어지러운 마천루가 독특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행복했습니다.
* 홍콩 여행/ 빅토리아 하버 야경 사진들, 낮의 항구 풍경과 페닌슐라 호텔 외관
* 홍콩 자유여행 사진들| 홍콩섬 센트럴, 록힝레인, 소호, 에그타르트, 홍콩 서점 그리고 할리우드로드 풍경/ 캐논 100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