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에는 일본 3대 차이나타운인 신치주카가이(신지중화가 長崎新地中華街)가 있습니다. 일본에 와서 중국거리를 둘러본다는 것은 이상하지만, 일본도 중국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인 공간이라 더 색달랐습니다.
특히 일본의 중국거리에서 먹은 빵사이에 동파육을 껴넣은 카쿠니만쥬(중국식 햄버거)가 기억에 남습니다.
숙소앞에서 바로 가까운 거리에 나가사키 차이나타운인 신치주카가이가 있습니다. 아이가 비둘기를 보며 놀고있네요.
신치 차이나타운 혹은 신지중화가는 일본 3대 차이나 타운 중 하나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 타운인데 놀랍게도 이곳은 과거에 매립지 위의 인공섬이었다고 하네요.
차이나타운을 산책하던 중 신기한 가게를 발견!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얀빵을 하나씩 들고다녀 신기했는데 그 정체를 알았습니다. 바로 카구니만쥬(중국식 햄버거)! 꽃빵같은 번 안에 가쿠니를 넣어 만든 중국풍 버거네요.
가쿠니는 간장, 설탕, 술 등이 들어간 육수에 돼기고기를 넣고 끓여만든 요리입니다. 딱 동파육이네요.
아직 점심먹기 전이라 하나 구매한 중국식버거! 빵안에는 간장에 감칠맛나게 조리된 동파육이 살포시 감싸져있네요. 폭신한 빵안에 부드러운 동파육이 들었다니, 얼마나 맛있을지 설레기 시작합니다.
상상이상으로 다채로운 맛을 내주네요. 우선 폭신한 빵이 담백한 맛을 내주다가 고기를 씹기 시작하면 달콤하면서 짭짭한 동파육맛이 입안에 번집니다. 고기의 비계부분은 혀에 닿으면서 살살 녹아사라지며 입속을 쥬시한 느낌으로 가득 채워주죠.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들 하나씩 들고다니는 이유가 있었군요.
함께 구매한 대나무잎 찰밥입니다.
대나무잎에 싼 찰밥인데, 대추가 들어있습니다. 마치 한국의 약식같은 느낌이네요. 주식으로 먹기에는 양이 적고 간식으로 먹기에는 딱입니다.
하지만 역시 뭔가 허전해 근처 패밀리마트 편의점으로 달려갔습니다. 패미리마트에서 유명한 계란빵을 사기 위해서죠.
일본은 갈 때 마다 신기한 것이 어떻게 같은 계란을 한국과 이렇게 다르게 조리할 수 있는걸까요. 한국은 계란을 잘 익혀 단단하게 만들어 먹는다면 일본은 반숙처럼 조리해 포슬포슬하게 만들어 냅니다. 저는 포슬포슬하고 살살녹는 일본식 계란요리가 더 입에 맞네요.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계란빵을 구매!
그냥 빵사이에 마요네즈 섞인 계란이 섞였을 뿐인데 감탄을 부르는 맛을 냅니다. 100엔도 하지않는(세금내면 105엔) 가격인데 계란도 아주 충실하게 들어있구요. 다음에 일본에 여행 간다면 편의점별로 계란빵을 사서 비교해보고 싶네요.
과연 전통의 디저트 강자 로손 편의점에서 더 맛있는 계란빵을 만날 수 있을까요.
신지 차이나타운은 매립지 위의 섬이라서 주변에 수로가 많습니다. 그래서 언덕에 위치한 인천의 차이나타운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
점심전의 간식(!?)을 간단히 먹고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나가사키는 항구도시지만, 언덕이 많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나가사키는 걷는 사람에게 현대와 과거의 교차로에 서있는 느낌을 흘립니다. 아마 10년전에도 이런 모습이었을 풍경은 다음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느새 미래까지 느낄 수 있네요.
주변 산책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나가사키의 숙소 근처로 돌아왔습니다. 포근한 빵 사이에 부드러운 동파육의 중국식 햄버거는 한국에서도 종종 생각나는 음식이었죠.
그런데 대만 여행에서 까오지 거리에 가니, 동파육을 딱 그모습 그대로 팔고있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일본에서 접한 중국음식을 대만에서 다시 만났을때 느껴지는 범세계적인 반가움에 추억이 몽글몽글 피어났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벌써 추억이네요. 추억을 추억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했습니다.
* 나가사키 음식 체험 / '도루코 라이스'의 원조 비스트로 보르도(ビストロボルドー, Bistoro borudo)
* 대만 맛집 융캉제 까오지/ 우육면, 동파육, 샤오롱바오 Kao chi restaurant, Taipei, Tiwan